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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야기

배달앱 삼국지 | "요기요 팔면 배민 줄게" 8000억 거래의 전말

by 에브리데이 Info 2025.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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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홍보내용

한국 배달앱의 판은 '요기요를 먼저 품은 DH (딜리버리히어로-독일)'가 '배민'을 사기 위해 결국 '요기요를 내놓은' 드라마에서 시작한다. 그 사이 쿠팡이츠는 단건배달로 질서를 흔들었다.

| 한눈에 요약

  • 딜리버리히어로(DH)는 2014년 요기요 지분을 확보하며 한국에 진입했다. 이후 2019~2020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인수에 나서자 공정위는 요기요 매각을 조건으로 승인했다. 2021년 요기요는 GS리테일·어피너티·퍼미라 컨소시엄에 8,000억 원의  EV ( Enterprise Value - 기업가치)로 매기고 매각이 이루어졌다.
  • 쿠팡이츠는 "한 번에 한 집" 단건배달로 서비스 품질 기준을 바꿨고, 이후 배민·요기요도 단건 전환/혼합 모델로 대응했다.
  • 현재 판도: 배민(DH) vs 요기요(GS&PE) vs 쿠팡이츠(쿠팡)의 3강. 쟁점은 속도·할인·배달비·수수료·노동구조다.

| 타임라인 — 판을 바꾼 네 장면

  • 2014.12: DH, 한국에서 요기요에 지배력 확보('한국 교두보' 완성)
  • 2019.12: DH, 배민 인수 발표(약 40억 달러 규모) → 거대 M&A로 국내외 주목
  • 2020~2021: 공정위 조건부 승인—"요기요를 팔면 배민을 살 수 있다"
  • 2021.8~10: 요기요 매각 종결—GS리테일·Affinity·Permira 컨소시엄에 EV 8,000억 원. 추가 2,000억 원 신주투입 계획 병행

| 비하인드 스토리 — "첫사랑을 보내고 신부를 맞다"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DH에게 요기요는 '한국 상륙선'이었다. 하지만 배민 인수로 시장지배 우려가 커지자,

공정위의 조건은 명확했다—요기요를 내놓고 배민을 품어라.

플랫폼 M&A에서 보기 드문 "2위 매각→1위 인수" 역학이 이렇게 성립했다.

 

흥미로운 딜 메이킹 뒷이야기: DH는 요기요 매각 과정에서 무려 3번의 입찰을 거쳤다. 초기에는 네이버도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GS리테일 컨소시엄이 "오프라인 유통망과의 시너지"를 앞세워 낙찰받았다. GS 내부에서는 "편의점이 배달 허브가 되는 시대"를 예견하며 이 딜을 전략적 교두보로 봤다는 후문이다.

매각 측면에서 요기요 딜은 8,000억 원 EV + 2,000억 원 증자 시나리오로 정리됐다. GS는 편의점·슈퍼·물류 거점을 결합해 퀵커머스를 키우려는 포석이었다.

같은 시기, 쿠팡이츠는 단건배달로 판을 흔들었다. "한 번에 한 집"은 음식 품질·딜레이 이슈를 줄이며 속도=품질이라는 새 공식을 만들었고, 업계가 단건·혼합모델로 이동하는 촉매가 되었다.

쿠팡의 게릴라 전술: 쿠팡이츠 런칭 초기, 쿠팡은 배달원들에게 "30분 내 배달 보장" 슬로건을 내세우며 기존 업체들의 "1시간 안팎" 배달을 무력화시켰다. 더욱 흥미로운 건, 쿠팡이 물류창고 노하우를 활용해 음식점 근처 미니 스테이션을 운영하며 배달 거리를 단축시켰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존의 '라스트마일' 전략을 음식배달에 그대로 적용한 케이스였다.

| 아마존이 라스트마일을 혁신한 방법

아마존 배송 허브

아마존의 3단계 전략:

  1. 물류센터 세분화: 대형 창고 → 중형 센터 → 소형 스테이션으로 단계별 분산
  2. 예측 배치: AI로 "내일 이 동네에서 뭘 주문할지" 미리 예측해 상품을 가까운 곳에 미리 배치
  3. 다양한 배송 옵션: 당일배송, 1시간 배송, 드론 배송 등 시간대별 차별화

| 쿠팡이 음식배달에 적용한 아마존 방식

쿠팡의 "라스트마일 혁신":

  1. 미니 스테이션 전략:
    • 음식점 밀집 지역(홍대, 강남역 등) 근처에 배달원 대기소 설치
    • 로켓배송 물류센터의 **"마이크로 버전"**을 음식배달에 적용
  2. 수요 예측 배치:
    • 금요일 저녁 강남역에는 치킨 주문이 몰린다 → 미리 배달원을 해당 지역에 배치
    • 로켓배송에서 쌓인 지역별 수요 패턴을 음식배달에도 활용
  3. 동선 최적화:
    • 아마존의 **"배송 루트 최적화 알고리즘"**을 음식배달에 맞게 변형
    • 한 명의 배달원이 최단거리로 픽업-배송할 수 있는 루트 실시간 계산

기존 배달앱과의 차이점

  • 기존 방식: 주문 들어오면 → 가까운 배달원 찾기 → 음식점으로 이동 → 픽업 → 배송 (반응형)
  • 쿠팡 방식: 수요 예측 → 미리 배달원 배치 → 주문 즉시 픽업 → 최적 루트 배송 (예측형)

라스트마일 비용 절감 효과 이 방식으로 쿠팡이츠는:

  • 배달원 대기 시간 최소화 (미리 배치)
  • 이동 거리 단축 (수요 예측 배치)
  • 배송 시간 단축 (30분 내 배송 가능)

결과적으로 "같은 배달비로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게 기존 배달앱들이 "단건 배달"로 전환하게 만든 게임 체인저가 된 거죠.

아이러니: 아마존을 벤치마킹해서 아마존보다 빨라졌다 흥미롭게도 쿠팡이츠의 30분 배송은 아마존의 1시간 배송보다도 빠릅니다. 한국의 고밀도 도시 구조"빨리빨리" 문화가 만나 원조를 뛰어넘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진영별 무기와 약점 — 배민·요기요·쿠팡이츠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지원 매장

배달의민족(DH)

  • 무기: 전국 가맹 네트워크·완성도 높은 UX, 배민배달(단건)과 B마트(퀵커머스)의 결합, 브랜딩 파워
  • 약점: 시장지배력 이슈에 따른 수수료·배달비 논란 노출—2020년 정률 수수료 파동, 2025년 포장주문 중개수수료 부과 논쟁 등 '평판·정책 리스크' 관리 난이도 높음

요기요(GS·Affinity·Permira)

  • 무기: GS25·GS더프레시 등 오프라인 유통망과의 시너지, 쿠폰·체인본부 제휴에 강점, "편의점 픽업/퀵커머스" 결합 전략
  • 약점: 배민 대비 트래픽·입점 규모 격차, PE 컨소시엄 구조 특성상 수익성 압박이 높을 수 있음(성장·수익 균형 과제)

쿠팡이츠(쿠팡)

  • 무기: 단건배달로 확립한 "빠르고 덜 식는" 체감 품질, WOW 멤버십·결제·물류 인프라 연동, 최근 해외 확장(도쿄 Rocket Now)으로 스케일 실험
  • 약점: 단건은 구조적으로 원가 부담이 높다. 보조금·무료배송 축소 시 체감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고, 혼합모델(세이브/묶음) 전환의 미세조정이 성패를 가른다

| 숨겨진 비하인드 — 업계가 말하지 않는 이야기들

배민상회 광고

"김봉진의 마지막 카드": 배민 창업자 김봉진이 DH에 회사를 넘기기 전, 마지막으로 밀어붙인 프로젝트가 바로 배민상회(지금의 B마트)였다. 당시 내부에서는 "음식배달 회사가 왜 마트를 하나"는 의견도 많았지만, 김봉진은 "배달 인프라의 진짜 가치는 음식이 아니라 생필품에 있다"고 확신했다고 한다. 이 판단이 지금 배민이 커머스에서 앞서가는 기반이 되었다

.

"GS의 숨은 야심": 요기요 인수 당시 GS 내부 코드명은 "허브 프로젝트"였다. 전국 1만 5천 개 GS25를 단순 편의점이 아닌 "30분 배달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려는 구상이었다. 실제로 GS는 인수 후 일부 점포에 "다크 키친" 개념을 시범 도입하기도 했다.

 

"쿠팡의 배달원 실험": 쿠팡이츠 초기, 쿠팡은 기존 택배 기사들을 "음식배달 겸업"으로 활용하는 실험을 했다. 하지만 택배와 음식배달의 시간 압박이 다르다는 걸 깨닫고, 결국 전용 배달원 시스템으로 분리했다. 이 과정에서 나온 노하우가 지금의 "로켓배송 × 쿠팡이츠 연동" 시스템의 기초가 되었다.

| 규제·승인 타임라인 요약 박스

  • 2019.12: DH, 배민 인수 발표(약 $4B) → 기업결합 심사 신청
  • 2020.12 ~ 2021.2: KFTC 조건부 승인—요기요 반드시 매각
  • 2021.8 ~ 10: 요기요 매각 계약 및 종결—컨소시엄, EV 8,000억 원; 일부 신주 2,000억 원 투입 계획

| 관전 포인트 — 다음 라운드의 승부처

  • 퀵커머스의 단위경제학: 라스트마일 고정비를 얼마나 오프라인 유통(편의점·슈퍼)과 결합해 흡수하느냐. (요기요×GS, 배민×B마트, 쿠팡이츠×쿠팡 생태계)
  • 가격·수수료·배달비의 사회적 허용선: 정률/차등 수수료포장 중개수수료의 기준·근거 공개가 신뢰를 좌우
  • 단건 vs 혼합 전략의 균형: 품질·속도원가 절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운영 알고리즘(배차·동선·보조금 설계)

| 케이스 스터디 — 잘된/아쉬운 장면들

잘된 장면

  • DH의 배민 인수: 창업·초기 투자자 엑시트 + 자본·기술 유입으로 배민원·B마트 확장 가속
  • 쿠팡이츠의 단건 혁신: 업계 표준을 '속도 중심'으로 재정의, 경쟁사까지 모델 전환 유도

아쉬운 장면

  • 요기요 매각은 DH 관점에서 지렛대 상실. 반대로 GS 관점에선 퀵커머스 결합의 도약 기회
  • 배민의 수수료·배달비 논쟁은 평판·규제 리스크의 파급력을 다시 확인시킴

| 2025년 새로운 변수들

AI 배차 시스템의 진화: 각 사가 머신러닝으로 "골든타임 예측"을 고도화하고 있다. 배민은 날씨·요일·지역 데이터를 결합한 수요 예측으로, 쿠팡이츠는 물류 경험을 살린 동적 라우팅으로, 요기요는 GS 매장 데이터와 결합한 재고 연동 배차로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구독 모델의 부상: 쿠팡 WOW처럼 월정액 무료배송이 표준화되면서, 이제는 "얼마나 자주 시키느냐"가 수익성을 좌우한다. 각 사가 고객 생애가치(LTV) 극대화를 위해 개인화 추천과 리워드 설계에 집중하는 이유다.

| 의견

30분 생활권 경제 의 주도권 다툼

배달앱 3강 구도는 단순 점유율 경쟁이 아니라, '원가-품질-평판'의 삼각 균형 싸움이다. 쿠팡이츠의 단건은 품질을 끌어올렸고, 배민은 자본·네트워크로 범용성과 확장성을 만들었다. 요기요는 GS의 오프라인 거점으로 물류 고정비를 희석하며 다른 두 축과 다른 길을 만든다.

 

흥미로운 건, 이제 "배달"이 아니라 "생활 인프라" 싸움이 되었다는 점이다. 음식만 배달하던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마트·약국·꽃집까지 아우르는 30분 생활권 경제의 주도권 다툼이다.

 

앞으로의 승자는 가격·수수료를 둘러싼 사회적 허용선을 지키면서도, 배차·보조금·동선 최적화로 단위경제를 실제로 맞추는 곳이다. "속도는 체감 품질이고, 신뢰는 반복 결제다." 이 두 줄 공식을 가장 조용히, 꾸준히 실현하는 팀이 끝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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